살려주시옵소서.
살려주시옵소서, 개밥버러지만도 못한 이 시골 촌뜨기 망나니 부디 살려주시옵소서.
이 놈이 쓴 글 나부랭이 땅강아지 눈곱만큼도, 저기 저 두더지 발톱의 때만큼도, 그야말로 아무 작에도 쓸 데가 없는 일개 잡글이나이다.
동네 똥개들이 푸지게 쌓아놓은 똥무더기만도, 윙윙 귓가가 따가운 소리를 내며 달려드는 조그만 모기 새끼만도, 똥간에서 엉덩이 까고 똥 한 무더기 눌때마다 오질라게 달라붙는 수백마리의 똥파리만도 못하나이다.
그러니 못난 이놈의 허튼소리 그저 아랫 것들의 잠꼬대이겠거니 하고,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듯이 껄껄 웃어넘기시고 이 늦은 밤 이부자리 깔고 곤히 잠드소서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