석양이 물 위로 빨갛게 떠오릅니다 내일 다시 찾아올 손님임에도.
그래서, 나는 송사를 써볼까 했는데,
送이라고 쓰니 그 뒤가 퍼지지 않습니다.
곧, 무뢰한 석양이 새파란 수면을 희롱할 것인데,
역시 送이라고 쓰니 그 뒤가 퍼지지 않습니다.
아아, 역시 무뢰한 사양(斜陽)은 수면을 희롱합니다.
그러나, 슬하로 달무리를 거느린 강물이 유유히 이를 뒤쫓고 있습니다.
그래서 사양은 물 언저리에서 사라지고,
수몰된 사금이 분분한 노랑으로 빛나다가
더러는.
-어서오십시오 하고,
오는 햇님의 귀로를 비추는 것입니다.
그래서, 나는
안녕히 가십시오. 하고,
아주 멀고 느린, 슬픔의 송사(送辭)를 종이에 빠끔거렸다가.
이내 마음을 고쳐먹고,
送이라고 운을 뗀 종이를 뒤집고,
아니 찢어버리고
어서오세요. 하고,
오는 당신을 위해 화답가를 부르기로 마음먹는 것입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