아주까리 신풍-미시마 유키오에 대하여

김지하

별것 아니여

조선놈 피 먹고 피는 국화꽃이여

빼앗아 간 쇠그릇 녹여 벼린 일본도란 말이여

뭐가 대단해 너 몰랐더냐

비장처절하고 아암 처절하고말고 처절비장하고

처절한 신풍(가미카제)도 별것 아니여

조선놈 아주까리 미친 듯이 퍼먹고 미쳐버린

바람이지, 미쳐버린

네 죽음은 식민지에

주리고 병들고 묶인 채 외치며 불타는 식민지의

죽음들 위에 내리는 비여

역사의 죽음 부르는

옛 군가여 별것 아니여

벌거벗은 여군이 벌거벗은 갈보들 틈에 우뚝서

제멋대로 불러대는 미친 미친 군가여.